"국민연금이 왜 이렇게 먹튀하는 업체들까지 자금을 지원하느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서 이런 것을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있는지 여쭤보는 겁니다" (2021년 4월 이찬진 당시 국민연금기금운용 위원)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기업의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를 강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2018년부터 시민사회 몫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으로 4년간 활동했다. ESG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사항이고 금융위원회도 기업신용평가시 ESG 항목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와 관련한 정책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2021년도 12월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에 관한 ESG 책임투자방안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원장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을 해고한 MBK파트너스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원장은 "(MBK가)전형적으로 인수 후 구조조정하고 재매각하는 전문 업체인 거 같은데, 전형적으로 S와 G에 관련된다"라며 "국민연금이 ESG 투자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단 점에서 보면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필터링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2019년 11월에 도입된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은 '대체투자는 국민연금법상 적용가능성과 구조적 특수성 등을 고려해 책임투자 대상 자산군으로 도입하는 시기를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나, 실제 투자에서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의 지적에 당시 권덕철 기금운용위 위원장은 "원칙을 천명했으니 사회적으로 문제가 예상이 되면 우리 기금운용위에서도 미리 대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이 원장은 같은 해 2월 열린 기금운용위 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가 불거졌던 옥시에 국민연금이 3600억원을 투자했던 사실과 관련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 시 ESG 중점관리사안에 산업재해를 넣는 이슈와 관련해 위원 간의 의견이 갈리자 이 원장은 "옥시나 가습기 살균제 케이스 같은 경우를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면 그 회사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ESG를 평가해 책임투자를 하겠다는 정신이 재판 결과 확정까지 결과를 갖고 매니지먼트를 한다는 차원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지적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2019년에는 횡령·배임 문제 등 '오너 리스크' 문제가 불거졌던 대한항공과 한진칼 회장 일가에는 원색적인 비판을 가했다. 이 원장은 "회장의 문제는 특경법 위반으로 기소된 200억 짜리가 하나 있다"라며 "회사의 이익기회를 편취한 전형적인 모럴헤저드와 관련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황 당시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망신살 뻗치는 내용이다"라며 "이 분들이 계속 경영을 하면 대주주 리스크가 계속 가는 이슈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영 일선에서 조금 물러나 계신다든지 배상을 해서 원상복구를 하는 게 보통인데, 이 회사는 아주 특이한 반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재해 근절을 중심으로 기업 ESG 경영에 관심을 갖는 가운데, 이 원장은 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